'긁는 대신 꽂는다' EMV 카드 급속히 확산중
지난 2015년 10월 리테일 업계에 EMV(Europay Mastercard Visa)와 관련한 일대 혼란이 있었다.
기존 신용카드를 EMV로 전환해야 하는 최종 시한이었지만 리테일 업체의 대비는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가 반발한 것은 신형 EMV 지원 신용카드 리더기를 설치하고 각종 결제 업체로부터 새로운 인증을 받아야 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1년 이상이 흘렀고 연말 쇼핑 시즌도 두 차례나 지나갔다. 이제는 다시 질문을 던져볼 때다. 리테일 업계는 EMV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는가?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채택률은 의미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그 시행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이 새로운 표준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이 누그러들었다는 점이다. 이제 카드를 ‘긁는’ 대신 꽂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도입한 '퀵-칩(quick-chip)' 기술은 결제 시간을 단축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보스턴 리테일 파트너스(Boston Retail Partners)의 부회장 겸 영업 부문장 페리 크레이머는 “EMV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결제 처리 시간이 너무 더디다는 점이었다. 초기 결제 시간은 10~15초에 달했다. 그러나 이제는 EMV로도 기존의 긁기 거래와 대등한 수준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체감될 변화이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체의 경우에도 EMV의 속도 개선을 실감하게 됐고 더불어 업체 측의 지연 문제나 지불 거절로 인한 불편 등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크레이머는 “결제 오류 규모는 그 금액이나 횟수 측면에서 많은 이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업체에선 많은 당혹감을 느낄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EMV의 앞길에 놓인 장애물들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을 보면, 2015년 9% 수준이던 리테일 업체의 EMV 도입률은 2016년 6월 말 기준 39%까지 늘어났다. 2016년 말에는 86%를 돌파한 것으로 보이며 최종적으로 2017년 말이면 99%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애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NRF 대관 PR 부문 크레이그 시어먼은 EMV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리테일 업체가 사용할 EMV 기기와 관련해 카드 업계의 인증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칩 기능이 적용된 기기라도 이를 활성화하려면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카드 업계는 인증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확보하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수백만 대의 EMV 카드 리더기가 아직도 긁기 결제만 처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불카드와 관련해서도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다. 비자 측에 소송을 제기한 식료품 체인 크로저(Kroger)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직불 칩 카드 이용 시 PIN 기반 인증을 적용하고자 했지만, 비자 측의 규정 때문에 이 방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크로저 이외에도 월마트, 홈 디포 등이 유사한 문제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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